곰신과 군화의 마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힘든 군생활을 하는 군화과

그런 군화를 기다리는 곰신


서로가 힘드니 다투고 싶지 않은데

이상하게 군화과 곰신은 다투게 되죠



이런 다툼의 대부분은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서

알게 모르게 서운한 행동을 하고


이런 서운함이 쌓여서

결국 다툼으로 번지게 됩니다


그럼 군화는 어떤 상황이고

어떤 마음을 가지는지


곰신은 어떤 상황이고

어떤 마음을 가질까요?

<1. 군화의 힘든점>


군화는 뭐가 가장 힘들까요?

기본적으로 훈련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 것은 자유의 억압 입니다


군대에서는 단순히 갇혀서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통제되는 생활을 합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속이 좋지 않아서

다이어트를 하고 싶어서 등의 이유로

식사를 하지 않아도 군법 위반이며


밤 10시 이후 잠을 자지 않으려고 해도

군법 위반입니다


군대는 전투를 위한 집단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 이상의 전투력을 유지하도록

군법에 정해져 있는데


식사를 거르거나 잠을 자지 않으면

전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죠


그 이외에도 시간별로 해야하는 행동이 있고

행동별 복장이 정해져 있고


행동에도 정해진 규정이 있어서

정해진대로 행동을 해야 합니다


빨래를 개는 방식도 정해져 있고

개인용품의 위치도 정해져 있으며

걷는 것도 정해진 규칙이 있습니다


실제로 처음 군에 입대하면

걷는 방법을 가르치는 제식 훈련을 받습니다


군대라는 조직의 특성상

이런 통제의 필요성은 존재하지만

이것은 굉장히 큰 스트레스가 됩니다



종종 진짜 사나이 같은 예능 프로를 보고

자신도 군대를 많이 안다고 생각하는

곰신이 있는데


진짜 사나이는 자유의 통제 없이

육체적인 훈련만 하는 프로그램으로


군대를 다녀온 입장에서는

학생 병영체험 캠프 수준입니다


실제 군대는 자살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 입니다


그런 곳의 생활이

제약없이 방송되지 않습니다


<2. 곰신이 힘든점>


군화의 상황과 힘든점은

어느정도 이해하셨을텐데 그럼 곰신은?


당연히 생활의 질에서는

군화보다 곰신이 좋은 생활을 합니다


육체적으로 힘든 훈련도 없고

자유의 통제도 없죠


그런데 정신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애초에 서로 좋아하기 때문에

연인 사이가 된 것 이고


좋아하기 때문에

보고싶고 같이있고 싶죠


군대 가기전에 헤어질 수 있는데

참고 기다리는 곰신을 택한 것은

그만큼 많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더 많이 보고싶고 같이 있고 싶죠


그런데 군대 때문에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습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남친이 옆에 없어서 더 힘들고


재미있는 일이 생겨도

같이 하지 못한 남친 생각에 우울합니다


친구를 만나면 남친과 카톡하는 모습에 부럽고

그러지 못하는 내가 서럽고


우울함에 술을 마시면 남친 생각이 더 많이나고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불연듯 외롭죠


몇시간 걸려서 면회가면 좋지만

면회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는

다음은 언제볼까 싶어 우울하고...


"겨우 우울한거?"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우울증으로 자살을 택하는 사람도 있으니

결고 쉽게 볼 문제는 아닙니다

 

 

<쌓이는 오해와 다툼>


사람은 힘든 것을 이겨내면

보상을 얻고자 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원하며


그것을 이겨낸 자신에게

감탄하거나 칭찬하기를 원합니다


문제는 정신적인 고통은

어떻게 힘들었는지에 대해서

말로 설명하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육체적인 고통은

말로 설명하기가 쉽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군생활의 가장 힘든것이

통제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 이지만


대부분의 군대 이야기는

훈련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는데

곰신 역시 군화 못지 않게

정신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고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주고

위로해주고 칭찬해주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영하의 날씨에

윗옷을 벗고 달리기를 했다는 둥

40kg 군장을 매고 10시간을 걸었다는 둥


군대의 스펙타클하고 끝이 없는

육체의 고생 이야기 앞에서



"니가 보고 싶어서 힘들었어" 라는 이야기는

어딘가 초라해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애초에 정신적인 고통을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우니까요


그런데 이런거 힘들었어 저런거 힘들었어

마음 편하게 이야기 하는 군화가 얄밉고


그래서 "군대 이야기 그만해..." 라고

조그맣게 항의하는데


이런 마음을 알리 없는 군화는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 곰신이 서운하죠


곰신은 군화가 얄밉고

군화는 곰신이 서운한데

이런 마음이 쌓이면 결국 다툼이 됩니다


<고생을 경쟁하지 말자>


군화가 군대에서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면

곰신은 사회에서 뒷바라지로 힘들었습니다


군대 안에서 있으면 좋다는거

알바 뛰고 용돈 모아서

바리바리 선물보내고


생일이라서 뭐라도 해주려고

예쁜 곰신 소포 검색해보면


다른 곰신들은 무슨

죄다 금손에 미대출신인지

너무 이쁘고 멋진 소포만 보내고


혹시나 같은 내무반에

저런 소포 받은 사람있으면 기죽을까봐

잘 못하지만 배우고 익혀서 만들어 보내고


이런 노력들은 쉬운것이 아니며

결코 군대 훈련에 뒤쳐지지 않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정신적인 고통은 둘다 비슷합니다


그리고 누가 더 힘들었는지

경쟁해봐야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곰신이 더 힘들었다고 해서

군화의 군생활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고


군화의 군생활이 더 힘들었다고

곰신의 기다림이 편해지는 것도 아닌까요


내가 더 힘들었다 경쟁하기 보다는

서로 뭐가 힘들었는지 들어주고

알아주고 칭찬해주고 위로해주세요